독서

중세 유럽사를 재미있게 보고 싶다면 바로 이책으로 - 중세 유럽인 이야기

bigthing 2024. 9. 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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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중세 유럽인 이야기'는 바이킹에서 시작해 프랑스와 영국을 넘나들고 종교와 전쟁을 엮으며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종교와 국가를 이야기하다가 나중에는 이탈리아로 이동해 예술과 지도까지 가며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대부분 이분의 책에는 '역사 에세이' 같은 별명이 붙기도 하는데요 마성의 글쓰기 실력이 발휘가 되어서인지 진짜 재미있어서 한번 잡으면 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몰입감이 대단합니다.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저자에 대한 소개입니다.

 

'유럽인 이야기'의 프리퀄이라고 소개해 주시긴 했지만 그 책과 별도로 생각하고 읽으셔도 전혀 무리없을 내용입니다. 프리퀄이 아니라 이게 본편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목차를 보시죠.

목차
머리말

Part 1 바이킹의 시대: 파괴와 교류, 혁신이 교차하는 변방의 다이내믹

1 바이킹, 중세 유럽의 역사를 확대하다
바이킹 중개 도시 헤더비
2 바이킹의 동진, 러시아와 비잔틴 제국 너머의 세계로
만들어진 바이킹 문화
3 콜럼버스보다 500년 앞서 아메리카에 상륙하다
그린란드와 ‘문명의 붕괴’
4 전사에서 귀족의 땅으로, 노르망디의 탄생
몽생미셀 수도원
5 노르만 정복, 영국사의 새로운 시작
바이외 태피스트리
6 잔혹한 정복에서 관대한 융합으로 나아간 노르만왕조
영어의 변화
7 노르만 용병, 시칠리아왕국을 세우다
팔레르모의 카펠라 팔라티나

Part 2 십자가와 왕관: 성과 속의 뜨거운 경쟁과 새로운 발전

8 코르도바의 모스크-성당, 두 문명이 공존하는 ‘세계의 보석’
이븐 자이둔과 왈라다
9 엘시드, 재정복운동의 허구적 영웅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10 ‘새사냥꾼' 하인리히, 제국의 길을 열다
나치의 성지가 된 크베들린부르크
11 카노사의 굴욕, 황제의 석고대죄와 복수
’이탈리아의 잔 다르크‘ 마틸다
12 교황혁명, 법의 힘으로 근대 세계를 예비하다
고해의 강화
13 십자군운동의 신호탄 "기독교도 창자 끝을 말뚝에 묶고…"
롤랑의 노래
14 소년 십자군, 종말론적 세계의 기이한 현상
모범적인 십자군 기사 부이용 공작

Part 3 권력, 사랑, 믿음: 우리의 사고와 느낌을 초월하는 중세 스타일

15 아키텐의 알리에노르, 왕국 건설과 궁정풍 사랑을 열어가다
사랑의 궁정
16 유럽 최강 국왕 헨리 2세와 플랜태저넷제국의 말로
사자심왕 리처드
17 국왕은 21세기에도 신성한가
연주창
18 신성하지만 가혹했던 성왕 루이 9세의 치세
생트샤펠
19 고딕 성당, 국왕이 인도하는 신성한 공간
혁명적 파괴
20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800년 된 돌집이 만들어내는 황홀한 빛과 소리
비올레르뒤크
21 로레토의 산타 카사, 자유와 해방을 지켜주는 성당
로레토의 성모

Part 4 중세의 마음: 불안 그리고 구원에 대한 갈망

22 카라반과 무역선을 통해 실려온 중세의 공포, 페스트
페스트에 대한 처방
23 페스트가 몰고온 종말론 광풍, 마녀사냥이 시작되다
’리옹의 빈자‘ 왈도
24 중세판 전설의 고향, 귀신 이야기
스노볼 이야기
25 신명재판, 신의 뜻을 물어 죄를 가리다
세계의 신명재판
26 신성한 가난에서 깨끗한 부로, 자본주의의 문을 연 스콜라철학
가난에 대한 억압
27 기독교 세계관으로 그린 세계, 마파문디
조선이 만든 세계지도, 천하도

Part 5 근대를 향한 여정: 냉혹한 권력과 예술의 향기

28 리처드 3세, 지옥의 싸움판에 핀 흰 장미
왕의 유골
29 체사레와 루크레치아의 르네상스 시대 막장드라마
마키아벨리가 찬미한 체사레
30 500년 만에 밝혀진 메디치가 청부 살인 사건의 비밀
메디치 가문의 또 다른 미제 사건
31 이반 뇌제, 무자비한 폭력으로 신성한 국가를 만들다
상크트바실리 대성당
32 활력 넘치는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
피렌체에서 활동해야 하는 이유
33 고통 속에서 빛을 명상하는 미켈란젤로의 세 피에타
’바티칸 피에타‘를 둘러싼 논란
34 프라 마우로 지도, 아시아 항해를 예고하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참고문헌
이미지 출처 및 소장처

 

목차 마저도 흥미진진해 보이네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 속의 내용을 한번 훑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유럽 중세는 암흑시대(Dark Ages)라는 잘못된 이미지가 덧칠되어 있었다. 고대 그리스-로마의 찬란한 문화의 빛이 사그라든 후 칠흑 같은 어둠이 유럽을 휘감았다는 식이다. 대략 서기 500년부터 1500년에 이르는 1,000년의 시간 동안 봉건제라는 무질서 상태와 미신에 가까운 종교가 인간 정신과 사회를 옭아맨 몽매의 시대가 지속되다가 르네상스 시기에 이르러서야 문화의 빛이 되살아나고 근대 서구 문명이 개화했다는 주장이다. 많은 사람이 여전히 이런 이야기를 진실인 양 받아들이고 있으나, 이와 같은 구닥다리 설명은 하루바삐 잊어먹는 게 좋다. 오늘날 역사가들은 전혀 다른 중세의 상을 제시한다.
--- p.5~6, 「머리말」중에서

우리가 바이킹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지역 출신이다. 8세기 이후 약 300년에 걸쳐 사방으로 확산해 갔는데 그 범위는 가히 놀라운 수준이다. 남쪽으로는 대서양 연안 지역을 넘어 지중해까지 이르렀고, 서쪽으로는 콜럼버스보다 500년 먼저 아메리카대륙에 상륙했으며, 남동쪽으로는 러시아와 비잔티움제국에 도달했고, 어쩌면 더 멀리 인도와 중국까지 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때로는 약탈자로 때로는 상인으로 활동했지만, 프랑스 북서부 지역의 노르망디공작령이나 시칠리아왕국처럼 새로운 정치 단위를 만들거나 러시아 국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바이킹 현상은 파괴와 교류와 혁신을 모두 품고 있는 놀라운 사건이다.
--- p.15, 「Part1. 바이킹의 시대」중에서

교황의 의도는 그렇다고 해도 당시 사람들은 왜 그토록 열광했는가? 십자군운동에는 고향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 잃을 것 없는 사람들이 군사 모험을 통해 한밑천 잡으려는 불순한 의도가 깔려 있었다는 것이 기존 주장이었다. 그렇지만 최근 실증 연구 결과는 정반대 사실을 말해준다. 십자군 전사들은 잃을 것이 아주 많은 부자들이었다. 사실 물질적 이익을 노리고 참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 이 시절에 돈을 번 사람은 십자군 참전 기사들에게서 땅을 사들이거나 전쟁 물자를 판매한 상인들로서, 다시 말해 십자군운동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 p.131, 「13. 십자군운동의 신호탄 “기독교도 창자 끝을 말뚝에 묶고…”」중에서

1212년, ‘소년 십자군’이라는 전례 없는 사건이 일어났다. (…) 어린아이 수만 명이 뜨거운 종교적 열정을 내뿜으며 저 먼 중동 지역까지 행군해 가겠다고 나선 이 사건은 대체 무슨 일일까?
--- p.137, 「14. 소년 십자군, 종말론적 세계의 기이한 현상」중에서

중세 유럽의 역사는 남성들만의 독무대가 아니다. 뛰어난 여성들의 파란만장한 활약 또한 눈부시다. 알리에노르의 극적인 삶이 대표적이다. 프랑스와 잉글랜드 두 나라의 왕비였고, 두 국왕의 어머니였으며, 십자군전쟁에 참전하고 아들의 왕위를 지키기 위해 직접 군을 이끈 여전사이면서 또한 새로운 기풍의 사랑의 문화를 개척한 여인이었다.
--- p.148, 「Part3. 권력, 사랑, 믿음」중에서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나 찰스 3세는 왜 국왕인가? 이들이 왕위를 차지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오늘날 사람들 대부분은 아마 동의하기 힘들고 이해하기도 어려울 테지만, 이들이 신성하기 때문이다가 답이다.
--- p.171, 「17. 국왕은 21세기에도 신성한가」중에서

집이 날아서 이사 가는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각자 알아서 판단할 일이지만, 이것을 굳게 믿는 신자들로서는 세상 그 어느 것보다도 중요한 유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 성 유물은 많고도 많다. 예컨대 예수가 마지막 순간에 매달렸다는 십자가 조각들이라든지 면류관의 가시(대영박물관에 한 개가 보존되어 있다) 같은 것들이 그런 사례다. 그렇지만 예수가 이 땅에 있던 그때를 말해 주는 가장 강한 증거물인 ‘성가’야말로 핵심 유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매년 수백만 명의 순례자와 관광객이 로레토로 몰려오는 이유다.
--- p.214, 「21. 로레토의 산타 카사, 자유와 해방을 지켜주는 성당」중에서

그렇다면 암살을 지시한 범인은 누구란 말인가? 놀랍게도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임이 밝혀졌다. 살해 동기는 쉽게 추론 가능하다. 1537년 로렌치노에게 암살당한 알레산드로가 그의 사위였기 때문이다. (…) 그 증거는 이탈리아에서 멀리 떨어진 에스파냐의 시망카스 문서보관소에서 나왔다. 지금까지 역사가들이 진실을 파악하지 못한 이유는 메디치 가문 내 살인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겠다며 이탈리아 문서만 보았기 때문이다. 실제 사건은 훨씬 더 큰 맥락에서 벌어지고 있었으니, 증거 자료도 국제적으로 살펴보았어야 했다.
--- p.303~305, 「30. 500년 만에 밝혀진 메디치가 청부 살인 사건의 비밀」중에서

 

엿보기만 봐도 너무 흥미롭지 않나요? 여기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전 카노사의 굴욕부분도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단순하게 수박 겉핥기처럼 권력투쟁 정도로만 알고 있던 내용이 조금 더 다채롭게 다가왔습니다. 조금만 더 볼까요? 다른 내용도 조금만 더 볼까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을 이렇게 이야기 해줄때마다 전 너무 재밌더라구요. 생각해 보니 저 뿔달린 투구는 프랑스의 만화 아스테릭스에서 더 많이 봤던거 같습니다.

 

잘 몰랐던 언어의 기원을 알려주는 것도 엄청 재밌습니다. 언젠가 들었던 이름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찰스라는 영어이름이 프랑스에서는 샤를, 스페인에서는 카를로스로 변한다는 이야기에 제가 그동안 왜 그렇게 유럽의 이름들을 헷갈렸는지 알거 같더라구요. 하층민과 상류층이 쓰는 말이 달랐다니 그것도 참 재밌네요.

저처럼 그 소리를 아예 들어볼 기회가 없었던 알 수 없는 내용이겠죠? 하나의 문화유산이 변해 버렸다는 것은 그만큼 슬픈 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또다시 새롭고 웅장한 모습으로 대성당이 우리 눈과 귀에 새겨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사를 좋아하시거나 유럽사등의 이야기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도 틀림없이 흥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처음에 말씀 드렸듯 글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정신없이 보게 되거든요. 유럽인 이야기 1,2,3편과 함께 강력 추천드리는 '중세 유럽인 이야기'였습니다.

이 책은 서울시 전자도서관에서 전자책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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