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판단 할 때 처음 본 이미지나 그 사람의 배경으로 판단을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과 다른 사람들도 많습니다. 배우지 못했어도 교양을 갖춘 사람들이 있죠. 오히려 배운 사람들이 더 교양이 없거나 몰상식한 경우도 많습니다. 머리를 쓰다가 스스로의 꾀에 빠져 죽는 이들의 이야기도 부지기수 입니다.
사마천의 사기 항우본기에 보면 홍문의 연회 장면이 나옵니다. 유방과 항우는 각자 황하의 북쪽과 남쪽을 선택해 진나라를 향해 진격을 했고 먼저 함양을 점령하는 사람이 왕이 되기로 합니다. 당연히 항우가 먼저 함양을 점령할 것으로 믿었던 항우는 그러마 하고 약속하지만 전투를 하지 않고 항복을 받아내던 유방이 항부보다 훨씬 빠르게 진격하여 함양을 함락시킵니다. 그리고 나중에 도착한 항우는 앞에서 한 약속을 뒤집어 엎고는 유방과 전투를 하려고 하자 유방이 사과를 하고는 항우가 오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는 변명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유방을 죽이기 위해 기다리던 항우는 홍문에서 연회를 열고는 유방을 초대하여 죽이려고 하죠. 그리고 연회가 한참 무르익자 유방을 죽이기 위해 검무를 추는 장면과 함께 유방이 죽을 것을 염려한 장량의 지시로 번쾌가 연회장에 난입하여 술과 고기를 받아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마치 공부를 많이한 유세가들과 같은 달변으로 항우에게 이야기 하고는 유방을 구해냅니다. 이 내용이 조금 믿어지지 않았는지 다른 초한지 중에서는 번쾌가 이렇게 말한 것은 빼고 그저 들어가 술과 안주를 청해 동이째 술을 먹고 안주를 먹으며 항우와 대적하다가 항우가 만취해 유방을 살렸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백정이라고 하면 마치 장비와 같은 성품을 가진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칼을 다루고 짐승을 도축하는 등의 일을 하기에 가장 무식하고 멋대로일꺼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으시겠죠.
유방의 가장 큰 자산은 자신의 이력에도 불구하고 바른 성품을 가지고 달변가였던 번쾌와 같은 장수를 거느린 것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수없이 많은 장수 중 항우의 편에 기억날 만한 사람은 범증 한명 정도이고 그나마도 중간에 계략에 걸려 내쳐버리고 맙니다. 그 결과가 결국은 항우의 패배로 이어지게 되죠.
사실 그가 자결하지 않고 다시 권토중래 한다고 하여 승리 할 수 있었을까에 대한 의구심은 듭니다. 사람을 믿지 못하고 사용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사람들이 그를 따를 수 있었을까요? 8년간의 전쟁에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던 그가 마지막 한번의 싸움에 패퇴를 하고 자결을 했으니 세상 일이란 것은 알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항우와 번쾌 유방의 이야기로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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