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crashable.tistory.com/48
아버지를 응급실에 입실 시키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뒤 편하게 쉬지도 못하고 이리 저리 뒤척이며 고민을 하다가 잠이 들고 말았다. 잠이 잘 올리도 없었다. 복잡한 머리속과 무더운 날씨의 콤보는 사람을 힘들게 만들었지만 결국 피곤한 몸의 눈은 감겨지고 말았다.
고민이 많아서일까? 그리 오래지 않아 눈이 떠졌다. 새벽이었지만 시원하지 않은 밤공기에 몸에서는 눅눅함이 배어나오고 있었고 머리속은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헝클어짐이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일찍 일어난 덕분에 밤에 챙기지 못한 물건들이 생각나며 가방에 이것 저것 주섬주섬 주워담기 시작했다. 물론 그마저도 빠진것이 많았고 생각에 못 미치는 것이 많았다.
그리고 입원한 아버지의 경련의 원인은 지주막하출혈. 그래서 그 출혈을 걷어내거나 없애는 약을 투여하고 상황을 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2~3일 혹은 길면 5일 정도 봐야 한다고 하니 그래봐야 일주일간의 치료였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발생했는데 치료를 위해 일주일 입원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한달이고 두달이고 이 병원에 있을 상황은 아니지만 검사 및 치료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야 되는 상황인데 의료보험 처리를 해야하니 이전에 있던 요양병원에서 잠시 퇴원처리를 하고 이곳의 치료가 끝나면 다시 돌아가야 할 상황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퇴원 후 다시 입원을 할 수 없다는 통보였고 퇴원처리 한 그날 바로 병실이 다 차서 이미 자리가 없다는 이야기였다. 입원해 계시던 요양병원은 치매나 기타 병자를 받던 병원이고 노인을 위한 전문 병원이 아니다 보니 85세의 아버지는 부담이 된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시체말로 경련까지 일어난 환자에 대해 송장 치우기는 싫으니 퇴원 후 다시 받지 않겠다는 뜻이며 지금 쓰는 방은 50 ~ 60대를 위한 방이니 더 많은 돈을 내고 2인실같은 곳을 쓰겠다고 하면 다시 받아주겠지만 그냥은 안된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모든 것이 돈의 문제였다. 그 병실을 그대로 놔두고 퇴원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급병원의 치료를 받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의료보험을 위해 요양병원을 퇴원처리 하려던 것이 결국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일주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다른 요양병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리는 상황이 오고 말았다. 난 그저 침대에 편안하게 누워 약기운에 잠을 청하고 있는 아버지를 보며 나의 인간성이 부서지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영화가 있었다. 노인에 대한 영화는 아니지만 제목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텐데 대한민국이 그렇다. 노령화 사회인데 그 노령화를 해결해 주는 방법은 엉망이다. 요양병원과 요양원. 대한민국의 어느 직장인이 혹은 일반인들이 한달에 100 ~ 150만원을 요양비용으로 쓸 수 있을까? 그나마 그렇게 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12538
응급실에서 있던 잠깐동안 많은 간호사들이 보호자들의 동의를 받고 있었다. 연명치료를 원하느냐 원하지 않느냐 하는것. 연명치료라는 것이 장치를 이용해서 삶을 유지하게 만드는 것인데 이걸 한번이라도 시작하면 그 장치를 함부로 제거할 수 없는데 장치를 제거하려면 상당히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 아예 연명치료를 할지 말지에 대한 동의를 가족에게 받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가족들은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것이 가족들과 자식들이 원하는 것이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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