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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인생이 계획대로 되는 일이 있을까?

by bigthing 2024.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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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약속을 한것은 아니었지만 특정 스터디를 하는 사람들과 맥주를 한잔 해야겠다는 생각에 스터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나는 다른 스터디모임이었고 나의 스터디는 끝이 난 상황이었다. 한시간...두시간...이정도로 오래 걸릴 일일까 싶은데 그 스터디 모임은 늘어지고 있었고 두시간 정도가 지나자 지친데다가 저녁시간이 한참을 지난 후라서 다른 동반자와 함께 그냥 길을 나서고 말았다. 물론 같이 식사를 한 분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의견을 교환했기에 크게 아쉬움은 없다. 그리고 그 스터디 그룹을 집을 가는 길에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스터디는 세시간이나 진행되었었다고 한다. 

 

사실 약속을 정확히 한 것도 아니니 세상 모든 일이라는게 생각대로만 되면 좋겠지만 그럴리가 없지 않을까?

 

모든 일이 생각이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이유는 첫번째가 내가 게으름을 피우는 경우가 태반이다. 대부분 계획해 놓은 일을 하지않고 밍기적 거리다가 정말 정말 마지막에 가서야 하는 경우가 많다. 블로그만 해도 그렇다. 머리속이 정리가 안되니까. 혹은 무언가 마음에 걸려서. 피곤해서. 어제 먹은 술이 안깼으니 낮잠 좀 자고 해도 되겠지 하는 마음...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못한채로 시간은 흘러 갔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아뜨거 하는 마음으로 계획했던 것을 해보려고 하지만 역시는 역시다. 급하게 하다보니 실수 투성이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게 된다. 혹은 아예 만들어 내지도 못하거나.

 

나의 문제에서 오는 것이 첫번째라면 두번째는 타의에 의해서다. 좋아하는 이성을 만나기 위해 약속도 없이 무작정 집앞에서 기다리는 극단적인 경우(요즘은 이러면 스토킹으로 잡혀간다.)가 아니라면 시간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10분 15분 늦어지는 경우는 일상에서 엄청나게 많다. 약속이 펑크나거나 하루 이틀 밀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비지니스에서도 그렇다. 물론 이정도는 뭔가가 잘못되었다라고까지 하기는 힘들지만 하여간 다른 사람의 일정상 무언가가 뒤틀리는 경우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꼭 저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나와 주변의 문제가 합해지면 때로는 엄청난 차이가 생긴다. 골프는 공을 치는 각도가 1도만 비틀어져도 떨어지는 곳의 위치가 엄청나게 바뀐다. 페어웨이에 공을 떨구고 싶지만 이미 잘못 출발한 공은 페널티구역으로 날아가고 만다. 경부선을 타야할 사람이 전라선을 탔으면 결과야 안봐도 뻔한 것 아닌가? 물론 생각이 없는 여행이라서 전라도를 갔더니 먹을 것도 많고 좋더라 하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은...

 

역도는 처음에 코치들이 자신이 들고자 하는 무게를 적어 내고 그 다음부터는 계속 무게를 변경할 수 있다. 누가 먼저 들고 나중에 들고 하는 문제 때문에 처음에 가벼운 무게를 드는 선수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무게를 바꿔서 제출을 한다. 3번의 기회를 최대한 적당한 휴식시간을 거쳐 시도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 심지어는 처음에 적어내는 무게 마저도 앞 선수들의 상태에 따라서 바꾸어 적어내는 경우도 있다. 인생도 이런 눈치게임과 비슷한걸까?

 

예전에 내가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 장사를 하고자 했을 때 난 반신반의 하던 상태였다. 평소에도 아들을 못미더워 하시던 아버지에게 돈을 조금 융통해 달라고 하면 아마도 안된다며 딱 잘라 거절하실 줄 알았는데 아버지는 선뜻 돈을 마련해 주셨다. 큰 돈은 아니라고는 해도 그 돈을 시드로 해서 장사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맞다. 눈치를 보고 손을 내밀었는데 덥썩 돈을 쥐어주신 것이니 그때는 당황스럽기도 했다.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면 나의 계획이란 것들이 대부분 거창하지도 않은 다음과 같은 것들인데 최근 몸무게가 늘어난 것 같아 절대로 6개월간은 저녁 8시 이후엔 아무것도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 혹은 계획하는 것 등이다. 그렇지만 하루걸러 한번 꼴로 10시가 넘어가면 배속은 출출해 지기 시작하고 12시가 다 되어가면 거의 속이 쓰릴 정도로 아파오기도 한다. 그럴땐 우유 한잔으로 때우는 것이 좋지만 정말 정신을 잃으면 라면을 끓이게 된다. 내일의 내 얼굴은 계획하지 않은 모습으로 부어있게 될 것이다. 아니 얼굴을 동그랗게 만들기 위해 계획한 일이라고 해 두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좋아. 계획대로 되고 있어.) 사실 술약속으로 인해 저 계획이 안지켜지는 경우가 더 많긴 하지만.

 

그렇게 작고 소소한 계획이 틀어지고 멀어지며 이룰 수 없게 되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하지만 그래도 인간으로 아니 생명을 가지고 태어났으니 하나의 착실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있기는 하다. 바로 죽음이란 녀석인데 영생을 살고자 했던 진시황도 영생에는 실패했으니 당연히 나도 그리고 이세상 모든 사람들 모두 실패할 것이 틀림없다. 성공한 사람이 있으면 내가 손에 장을 지지겠다. 아니 내 전재산과 팔 한쪽을 걸겠다.(팔한쪽을 주더라도 성공할 수 있으면 개이득...)

 

그러니 어떤 일이 계획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인생에서 적어도 죽음이라는 한가지는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하나의 계획은 이미 성공했으니 거기에 다른 일이나 계획을 하나씩 덧붙이며 살아간다고 마음먹으면 조금은 편해 질 수도 있지 않을까? 계획대로 될지 아닐지는 모른다. 그걸 실행할만한 시간이 얼마나 있을지도 모른다. 당장 내일 교통사고로 죽을 수도 있고 놀러 가겠다고 탄 비행기가 추락할 수도 있으며 밥먹다가 목에 무언가가 걸려서 죽을 지도 모르는 것이 사람의 일인데 뭐가 그리 걱정인가? 

 

그냥 작은 것 내가 하고픈것, 그리고 해보고 싶은 것에 대해 먼저 계획하고 실행해 보자. 틀어지고 바뀌었다고 낙담하지 말고. 세상은 계속 변하고 바뀌며 나의 마음도 이리 바뀌고 저리 바뀌고 있으니 그냥 그때 그때의 마음대로 계획을 세우고 만들고 한발자국 실행해 보자. 말했지만 적어도 하나의 계획은 숨만 쉬어도 착실하게 진행시키고 있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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