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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세상에 치일때마다 나를 내려놓는 방법

by bigthing 2024.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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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러가지 일로 인해 마음이 복잡한 일들이 많았다. 복불병행 화불단행이라고 했던가? 딱히 하나하나가 치명타를 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는 법이듯 다양한 일들이 내 머리속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이 겹치면 가장 안좋은 것이 몸까지 영향을 받아 어딘가가 아파진다는 것이다. 머리가 아프거나 허리가 아프거나 하여간 수많은 문제들이 몸에 신호를 보내게 된다. 

 

사실 몸이 아픈 것은 또 나름대로 굴리다 보면 해결이 되기도 한다. 허리라기 보다는 고관절쪽이겠지만 한쪽이 너무 아픈 경우에도 바깥을 나가 천천히 스트레칭을 하며 걷다보면 치유가 되기도 한다. 물론 그 와중에 신발이 한쪽만 닳는다던가 하는 부작용은 생기겠지만 몸이 아픈것 보다야 백배쯤은 나을 것이다.

 

몸의 아픔은 이렇게 저렇게 해보지만 마음의 아픔은 잘 치유가 되지 않는다. 사실 아픔이라고 하기 보다는 우울과 슬픔같은 감정들이다. 나에게 느꼈던 혐오감과 내 자신이 무언가를 해결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 같은 것들이 마음속을 지배하면서 계속 안좋은 기분이 증폭이 되어가고 만다. 그리고 그 우울함들은 어느 순간 울컥울컥 바깥으로 쏟아져 나온다.

 

기분이 좋아지려면 단것을 먹으라는 말이 있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의 수준이지 이런 순간 순간에 단 음료수는 언발에 오줌누기 정도밖에 되지 않을것같아 그 좋아하는 믹스커피도 콜라나 사이다도 최대한 자제해 본다.

 

어떻게 해서든 이 기분들을 잘 정리해 보려고 하지만 솜사탕을 먹고 나서 손바닥에 들러 붙은 끈적한 느낌처럼 안좋은 생각은 계속 내 머리속을 헤집고 가슴을 두드리며 순간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게 만든다. 손을 씻는 것처럼 마음을 씻어주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언젠가부터 스티브잡스도 명상을 했었다는 말에 나도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핸드폰으로 명상음악을 찾아 옆에 아주 작은 소리로 틀어 놓고 자리에 앉아 가부좌를 틀고 참선을 해 본다. 태국 마사지집에 가면 언제나 흘러나오는 물소리와 얇은 종소리가 섞인 그 음악들이 내 핸드폰에서 작게 흘러 나온다.

 

마음을 먹고 방석위에 앉아 집중을 해 보려고 하지만 이 세상이라는 것이 언제나 그렇듯 나의 명상을 방해하기 위해서인지 금새 카톡이 울리고 메세지가 날아든다. 얼른 닫아버리고는 다시 집중해 보지만 참선이라는 것이 그렇게 금방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눈을 감으면 날카로워지는 신경에 온몸의 털끝 하나하나에도 감각이 있다는 느낌이 들고 온몸을 괴롭히는 간지러움이 날 감싸안는다.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목을 조르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런 감각때문인지 난 어릴때부터 폴라티나 목도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집중하다보면 예전의 온갖 기억들이 감고 있는 눈 앞에 펼쳐져 지나간다. 눈은 감고 있지만 주위의 눈꺼풀을 뚫고 빛이 들어와 나를 괴롭히며 눈을 뜨라고 재촉하는 것 같다.

 

평소에는 들리지도 않던 소리가 귀속을 울리는데 배속에서 꼬르륵 거리는 소리부터 화장실의 작은 물방울소리 냉장고의 모터 돌아가는 소리에 어느 집인지 모를 곳의 문 여닫는 소리까지 들려올 정도다. 우리집에 있는 작은 시계들이 이렇게까지 시끄러운 녀석들이었지를 느끼게 되는 순간이면 핸드폰에서 나오는 명상음악마저도 천둥소리처럼 크게 들려온다. 가부좌를 튼 왼발등에 오른종아리의 맥박이 느껴지면 곧 온몸의 핏줄에서 튀는 듯한 감각이 지나가는데 온 몸이 뒤틀리는 것을 참아내고 몸이 가라앉을 때쯤 이 세상의 모든 것들과 단절된 내 머리속이 뭔가 차분해진 듯한 느낌이 들고 명상을 하고 천년 만년쯤 지났을 것 같은 생각에 살포시 눈을 떠보지만 시간은 5분정도 지난것이 전부다.

 

그렇게 몸과 머리속에 있는 것들을 떨구어 낸다고 생각을 하며 명상을 하기를 잠시 몸은 졸음과 함께 앞으로 고꾸라지기 일쑤고 머리속은 고민을 끊은 것인지 그저 잠에 드는 순간처럼 느끼는 것인지 모를 상태에 빠진 잠시 후 무거워진 눈꺼풀을 잡아올리면 몸은 느릿해져 있고 잠에서 깨어난 듯한 머리속은 웅웅거림을 멈춘 것 같아진다. 그래도 조금은 마음속의 무언가가 씻겨나갔기를 바라며 명상을 마무리 해 본다.

 

명상을 한다고 해서 깨끗하고 고요한 마음을 유지하거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명상을 한다고 현실을 탈출 할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명상을 하건 안하건 세상은 변하지 않고 나의 주위는 똑같다는 것이다. 엔진세척제를 넣는다고 엔진이 처음에 출시된 차와 같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명상도 그렇다. 매일 명상을 한다고 해서 내가 깨달음을 얻는 것도 세상이 변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명상은 나의 마음에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약간은 몰아내 주기도 한다. 그것이 있다고 현실에서의 행동에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없다면 더 활기차고 기분 좋은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30분 아니 5분의 시간으로 나의 정신을 맑게 만들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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