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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사주, 신점, 명리학 그리고 꿈 01

by bigthing 2024.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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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이상한 꿈을 살짝 꾼거 같아서 아침에 일어나 꿈 해몽을 찾아보고 나니 갑자기 옛날 일들이 생각이 나네요.

 

사람들은 신을 믿습니다. 그리고 귀신이라는 것도 믿죠. 혹은 믿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는 믿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거의 믿지 않는 편이긴 합니다. 하지만 운이라는 것 말하자면 어떤 귀신이나 그런 것들의 작용이 아닌 세상에는 약간 말로는 딱 부러지게 설명하기 힘든 우연들이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제가 살면서 겪은 정말 이상한 이야기가 서너가지 정도 있는데요.

 

그 중의 한가지는 대학시험을 볼 때였습니다. 저는 학력고사 세대이고 전기 후기로 나뉘는 때였죠. 그때의 시험은 제가 학교를 지원하면 그 학교에서 지정하는 곳에 가서 그 학교에 지원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시험을 보는 그런 제도였어요. 그래서 눈치작전이라는 것이 엄청나게 치열하기도 했죠. 4~5개의 원서를 사서 온 가족들이 가고 싶은 학교에 가서 지원학과의 경쟁율을 보면서 집어 넣는 그런 일이 허다 했습니다. 

 

저는 그런 건 쌩까고 그냥 결정한 대학에 원서한장 딱 사서 집어 넣고는 시험보러 간거죠.

 

전기에는 지방 국립대를 지원했었습니다. 사실 제 성적이면 충분히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약간 커트라인정도 였을까요? 그리고 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그때는 1박 2일로 갔어야 했어요. 왜냐하면 시험을 보고 그 다음날 면접까지 봤어야 했기 때문이죠.

 

시험을 보는 날 아침 국사시험을 보는 시간 바로 10분간 초치기라는 걸 합니다. 그리고 시험이 나올것 같은 부분을 밑줄까지 그어가며 열심히 외우죠. 어차피 국,영,수 같은건 초치기가 쉽지 않으니까 말이죠. 그리고 대망의 그 국사 시험지가 눈앞에 펼쳐지자 전 당황했습니다. 제가 쉬는시간에 본 그 단락의 정확히 그 단어가 시험문제 주관식으로 나와있었으니까요. 그것도 점수가 꽤 높은 상태로요.

 

그리고 저의 머리속은 그대로 백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사실은 백지라기 보다는 제가 읽었던 단락 그 문장 다 기억이 나는데 딱 답이 적혀있던 그 부분만 무언가 지우개로 지워놓은 것처럼 보이지가 않았어요. 말하자면 답이 기억이 안났다는 뜻이죠. 정말 이럴 수도 있나 싶을 정도로 머리속의 어딘가가 지워진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시험은 뭐 어떻게 봤는지 그 다음은 잘 기억이 없네요. 패닉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요.

 

그리고 다음날 서울로 올라오고 얼마 후 떨어졌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전 다 포기했고 그냥 재수를 하기로 결심했죠. 후기대는 원서도 사지 않았었습니다. 그 당시 지원서 가격이 2~3만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이미 포기하고 재수를 하려고 했던 생각이었으니 후기는 별 관심도 없었죠. 볼까말까 하는 생각도 있었던거 같지만 전 그냥 앞으로 재수를 어떻게 해야 하나 같은 고민에만 빠져 있었던거 같아요. 그런데 친구 중 하나가 이곳 저곳 지원할 생각에 여러장을 샀다가 아무래도 자기랑 안맞을 것 같은 한곳의 원서를 버린다는 말에 제가 그냥 받아서 써버렸습니다. 지방이라고는 해도 집에서 버스를 타고 한번에 갈 수 있던 곳이었고 전철도 한번에 갈 수 있는 곳이어서 덥석 받은 건데 과도 그냥 그 중에 제일 좋아 보이는 이름을 가진 이과로 썼었습니다. 나중에 취직 잘 되겠지 하는 그런 말도 안되는 생각으로.

 

참고로 이 학교는 저보다는 성적이 훨씬 좋던 친구가 원서를 썼다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듣기도 했을 만큼 저의 평소 커트라인 보다는 높았던 곳이었습니다.

 

이제 시험날이 되어 시험을 보러 갔죠. 어머니가 아침에 찰밥을 해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불효자였던 저는 거의 포기를 한 상태에서 시험은 딱 아는 부분만 잽싸게 풀고 나머지는 전부 찍어 버리는 짓을 반복했습니다. 시간이 매 시간마다 10~20분 정도가 남아서 쿨쿨 잠까지 잤죠. 자리도 난로랑 적당한 자리여서 어찌나 잠이 잘오던지.

 

그렇게 1~3교시까지 풀고 찍고를 잠을 자고를 반복했습니다. 시험관의 눈에는 얼마나 한심하게 보였을까요? 죽도록 풀고 체크하고 해도 될까 말까 할텐데 저렇게 빈둥빈둥. 그리고 마지막 4교시에는 10분 정도 일찍 내보내 주는 그 시간에 1번으로 답안지를 내고 튀어 나왔습니다. 그게 버릇이 된건지 지금도 차막히고 이런거 싫어해서 일찍 다니고 있나 봅니다.

 

저의 머리속에는 이미 탈락확정과 함께 재수를 준비하는 모드로 들어가서 친척집을 돌며 용돈을 뜯어내는 삶을 살고 있었죠. 답안지를 맞춰 보지도 않았던 것으로 기억 합니다. 그리고 친구들 만나서 술먹고 심심하니 친척집 돌아다니며 용돈 조금 받고 낮잠자고 하는 생활을 합니다. 어차피 재수하면 그렇게 하라고 해도 못할테니까요.

 

그렇게 낮잠을 자던 어느 날. 정확히는 발표날이죠. 그날 아마 2시 정도가 발표였던거 같습니다. 전 친척집에서 밥먹고 쿨쿨 자고 있었는데 삼촌의 전화가 걸려 오더니 저한테 수험번호를 불러 달라는 겁니다. 사실 떨어진거 같아서 수험번호를 부모님도 모르게 놔뒀었고 저만 외우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알려주지 않으려고 했는데 자다가 일어난 멍한 정신에 저도 모르게 말을 해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약 10여분 후.

 

"야~~~너 붙었다."

 

다시 전화가 와서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어? 붙었다고?'

 

전 장난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놀리나 싶어 전화 끊고 다시 조금 자다가 일어나서 전화를 해봤던거 같아요. 그래도 궁금은 하니까요. 전화기 너머에서는 제 수험번호와 이름이 같이 호명되며 합격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걸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제가 찍은 것들이 우연히도 너무 너무 잘 맞아서 성적이 잘 나왔던 걸까요? 아니면 기계가 오류를 일으켜서 절 대학에 갈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일까요? 

 

다시한번 말씀 드리지만 저보다 공부를 잘하던(모의고사 성적으로는) 그런 친구가 떨어졌던 학교 입니다. 저랑 차이가 많이 났냐고 물어 보신다면 제가 반에서 20등이나 할 정도라면 그 친구는 10등 정도는 하는 친구라고 말씀 드리면 될려나요? 물론 그 친구는 붙고 나서 재수하려고 했다고 했으니 그냥 보험처럼 시험을 본것일 순 있습니다.

 

이렇게 세상은 내가 알지못하는 혹은 알아챌 수 없는 우연과 현상과 사건과 사고들이 얽히고 섥히면서 지나가게 된답니다. 그것이 누군가는 조상이 도와서 라거나 전생에 복을 지어서 라거나 라고 이야기 하겠지만 전 잘 모르겠습니다. 누구나 그런 우연과 도움들을 받게 되는 경우는 허다하니까요.

 

그러고 보니 사주나 점이나 꿈이나 이런 이야기는 하나도 하지 않았군요.

 

다음에는 제가 겪은 진짜 이상한 두번째 이야기를 한번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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