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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사주, 신점, 명리학 그리고 꿈 02

by bigthing 2024.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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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저도 그렇고 주위 사람들이 용하다는 곳을 많이 찾아 다니기도 했었습니다. 지금은 다니지 않아요. 뭐 궁금하긴 합니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맞아서 내가 위험을 피해간다거나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제 친구의 경우 직장운 때문에 몇번이나 점집을 찾아본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맞는다면서 용하다고 하더니 결국 6~7개월 정도 지나서는 맞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친구는 지금 프리랜서인데 결론을 말하자면 4월 정도에는 정직원이 될거라고 점집에서는 이야기를 했는데 7월이 지난 지금도 아직 정직원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예전에 어떤 분은 사주를 봐 주시면서 전화로 해 주신 분도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웃긴데 사주풀이를 해서 전화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말해 줬었습니다. 예전에 어딘가에 적어서 클라우드에 보관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네요. 지금도 기억나는 건 술장사 같은거 하지 마라 였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허영만 선생님이 그렸던 '꼴'이라는 만화가 있었는데 거기 나오는 주인공분을 찾아가서 관상을 봤던 적도 있었습니다. 별 이야기 없으셨습니다. 그냥 열심히 일해라 정도. 아마도 제 관상이 특이한 점이 없는 관상이었나봐요. 다만 이름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는 했었습니다. 이름에 어떤 글자가 들어가면 안좋다라면서. 후에 인터넷으로 좀 찾아봤는데 이분은 개명을 하는 사람들만 열심히 봐준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더군요. 작명비가 50만원 정도 했고 관상은 5만원 정도니 뭐 그럴만도 하겠죠?

 

제가 겪었던 신기한 일을 지난 글에 잠깐 이야기를 했는데요. 귀신이나 공포스러운 이야기를 기대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사실 제 이야기는 정말 너무너무 이상한 우연에 가까운 이야기들이에요.

 

때는 군대 훈련병으로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을 때 입니다.

 

암것도 모르는 바짝마른 멍청한 20대 남자 훈련병이었다고 기억이 되는 군요. 경례를 할 때 안할때 모르고 마구 경례를 해대지 않나 야간에 불침번 서면서 노가리 까다가 벌점 때려맞지 않나 제가 생각해도 살짝 고문관 같은 느낌이 드네요.

 

정말 당황스러운 일은 토요일 정신교육시간에 벌어졌습니다. 

 

토요일 오전 장교가 와서 뭔가 정신교육이라고 떠드는데 정신이 아득해 지는 느낌이 오더군요. 즉 졸았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러다가 쉬는 시간이 되니 정신이 살짝 돌아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화장실을 가야 겠다고 생각하고 화장실을 갔습니다. 사실 군대 화장실은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때는 대부분 야외 건물들은 화장실이 푸세식입니다. 아래가 훤히 보이는 그런 구조 입니다. 잘못하면 사람이 빠질 수도 있을 것 같은...하여간 그런 구조입니다. 상상하지 마세요.

 

그리고 기분 좋게 바지를 푸르는 순간 팅하는 소리와 함께 벨트에 붙어있던 버클이 그 화장실 지옥의 밑바닥으로 떨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버클이 새 제품이라서 좀 빡빡했는지 그대로 열려버린거죠.

 

자 인생 최대의 위기가 왔습니다. 여기서 바지가 저에게 딱 맞았다면 큰 문제 없었겠지만 제 허리 사이즈는 그때만 해도 26~28 정도였고(24도 아마 맞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급받은 바지는 32정도의 사이즈 였습니다. 보급품이란게 다 그렇죠. 

 

이제 난리가 난겁니다. 버클을 다시 보급받겠다고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물론 아주 아주 착한 조교들이나 관리병을 만나서 버클을 다시 지급받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군대에서 그런 일이 생기는건 유니콘을 만날 확률과 비슷합니다.

 

패닉. 그리고 정신교육 복귀.

 

자리에 앉아서도 안절부절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이미 바지가 흘러내려 바닥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죠. 그리고 마지막 정신교육시간을 남긴 쉬는시간 갑자기 행정병이 절 부릅니다. 군대에서 절 부른다는 건 뭔가 잘못될 때 아니면 잘 부르지 않습니다. 엄청나게 쫄리는 거죠. 그런데 시간도 정신교육 시간도 얼마 안남았는데 절 누군가에게 데려 가는 겁니다. 심상치 않죠.

 

그리고 불려간 곳에선 덩치가 꽤 큰 중사같은 분이 한명 있었습니다. 뭐가 뭔지도 모르겠는데 바지는 슬슬 흘러내려서 팔을 바지쪽에 바짝 붙이고 걸으면서 뭔가 약간 엉거주춤하긴 했지만 어찌저찌 건물 내부로 들어가서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말하기를 아버지의 친구분이 이 부대의 간부신데 자신에게 이야기 해서 근황이나 물어보고 뭐 불편한거 없는지 알아보라고 했다는 말과 함께.

 

뭐 면담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군대에서 불편하고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딨겠습니까. 당연히 할말도 없었죠. 딱 한마디만 했죠. 오늘 아침 화장실에 버클이 빠졌다. 그래서 벨트를 고정할 수가 없다.

 

그러자 그분이 바로 자신이 차고있던 벨트의 버클을 빼주시는 겁니다. 그분의 낡고 녹슨 벨트의 버클은 덕분에 제가 군생활을 끝낼때까지 저와 함께 했습니다. 지금도 집 어딘가에 있을 거 같긴 하네요.

 

사실 벨트의 버클은 일반 병사나 장교라면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었을 겁니다. 제가 훈련병이라는 특수한 경우이기에 문제가 된것일 뿐이고요. 물론 버클이 필요해서 따로 보급을 받은 경우는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잃어버리지를 않거든요.(그 어려운 일을 제가 해냈습니다.)

 

전 지금도 가끔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그날이었을까? 어떻게 그 주, 그 주말에 그분이 날 면담을 하러 왔을까? 우리 아버지가 친구에게 조금이라도 미리 물어보거나 늦게 물어봤다면? 면담하는 분이 주말이 아닌 평일에 하러 왔다면? 어떻게 그렇게 내가 우연히 무언가를 잃어버린 순간에 나에게 손길을 내밀어 줄 수 있게 타이밍을 맞춰 나타났을까?

 

아마 모든 것은 우연일 겁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조상신이 돕거나 하진 않았을 겁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인간들의 행동으로 나타난 결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너무 신기한 일을 겪었을 때 사람은 무언가를 자꾸 믿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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