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전체의 효시 『사기』는 본기(本紀) 12편, 표(表) 10편, 서(書) 8편, 세가(世家) 30편, 열전(列傳) 70편 등 총 130편, 약 52만 6500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 본기(本紀)’는 연대순으로 제왕의 언행과 업적을 기술하고 있고, ‘세가(世家)’는 제후국의 흥망성쇠와 영웅들의 업적을 기술하였으며, ‘ 표(表)’는 연대별로 각 시기의 중대 사건을 ‘서(書)’는 각종 제도의 연혁을 기록하며 ‘열전(列傳)’은 다양한 대표적 인물들의 활동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전체 - 인물을 중심으로 역사를 기록하는 방식
저자 사마천
중국 전한 때의 역사가로 아버지는 한나라 태사령이었던 사마담이다. 사마천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중국 역사서를 저술하기 위해 어려서부터 중국 고대의 전해 내려오는 옛 문서들을 공부하였고 스무 살 안팎에는 한나라의 전국을 샅샅이 돌아다님으로써 견문을 넓혔다. 그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뒤를 이어 한나라의 사태령이 되었고 기원전 99년 한나라의 명장 이릉이 흉노에게 중과부적으로 어쩔 수 없이 항복하자 한나라의 부제와 조정의 대신들은 이릉을 비난했다. 이때 사마천은 이릉을 변호하다가 사형 언도를 받았다.
한나라의 사형 언도자에게는 세 가지 선택이 주어졌는데, 첫째는 허리를 잘리는 형벌, 둘째는 50만 전의 속죄금을 내고 풀려나는 일, 셋째는 궁형을 받는 일이었다. 그는 50만 전의 속죄금이 없어 궁형을 받고 살아남았다. 그 뒤 사마천은 무제의 측근인 중서령이 되었으며 궁형의 치욕을 무릅쓰고 1백 30편의 사기를 집필하였다.
사기의 본기(本紀), 표(表), 서(書), 세가(世家), 열전(列傳) 이 다섯 부분은 서로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으며 얽히고 섥힌 인물 관계로 인해 같은 인물이 여러 편에 실려 있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더러는 같은 사건이 다른 시점으로 묘사되기도 하는데 아마도 각 편의 주요 인물의 입장에서 기록을 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실제로 영화 라쇼몽 같은 경우 하나의 사건을 각자의 입장에서 보여주는 영화이지요. 즉 위치가 달라지면 관점도 달라진다는 이야기도 될 것 같아요.)
국내에서는 주로 제왕과 제후를 위해 일한 인물들의 전기를 수록한 열전(列傳)이 주로 출간이 되어 왔는데요 열전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할까?”라는 물음에 대해 다양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사마천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그리고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겪는 고충을 거의 모든 인물이 똑같이 겪었음을 역사적 사실을 통해 말해 주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대에 맞선 자, 시대를 거스른 자, 그리고 시대를 비껴간 자들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사마천은 도덕적 기여도가 높은 인물들을 우선적으로 고르고 거기에 평가를 더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독자로 하여금 선을 행하는 자는 복을 받고, 그러지 않은 자는 화를 입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도록 하려고 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목차
임안에게 보낸 글
주나라의 건국
태공망과 문왕
주공과 무왕
백이. 숙제
주왕조의 쇠퇴
제나라의 환공
진나라의 목공
송나라의 양공
진나라의 헌공
진나라의 문공
초나라의 장왕
합려와 오자서
구천과 부차
범려
위나라의 문후
진나라의 효공과 상앙
합종을 펼친 소진
연형론을 펼친 장의
시황제와 여불위
이사, 왕전
진시황제와 아들 부소
호해황제와 조고
이사의 최후
진나라의 멸망
진승과 오광
초나라의 항우
한나라 고조 유방
항우, 마침내 천하를 차지하다.
항우와 유방의 대결
홍문의 만남
항우, 공신들을 왕으로 봉하다.
초나라의 반격
항우의 최후
한 고조의 천하통일
여후의 여인 천하
외척세력을 없애다.
한나라 초기의 충신들
오, 초 칠국의 난
한 무제의 시대
학문은 세상을 꾸민다.
한 무제 때의 사회생활
한나라의 문물제도
흉노족
장건의 비단길
사기연표
참고로 이 책에는 고대국가 중에서 상(商)나라를 은(殷)나라라고 표기를 했는데요 실제 정식 고대사에서는 은이 아닌 상으로 표시를 한다고 합니다. 국가의 이름으로 상이라고 하고 수도가 은이였다고 하는데요 사기에서 '은나라'라는 표현을 하여 고대의 삼국을 하, 은, 주 나라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하, 상, 주 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전체 130편 중에서 은나라와 주나라의 이야기로 시작해 춘추 전국시대의 유명한 제후들의 이야기를 지나서 오월동주 이후 소진과 장의의 합종연횡을 통해 최초의 중국 통일의 초석을 다진 이후 진나라 시황제를 지나 초한쟁패 이후 한 왕조가 생긴 이후의 이야기 까지 엮어 놓았습니다.
춘추 전국시대의 패자 제 환공은 관포지교의 이야기가 유명한데 자신을 죽이려 했던 관중을 다시 자신의 부하로 받아들인 일화가 있기도 합니다.
초한지로 잘 알려진 유방과 장량 한신입니다. 초한지는 따로 소설로 읽어봐도 좋을 재밌는 이야기 입니다.
사마천은 이것을 《태사공서太史公書》라 이름 지었으며, 『사기』로 부르게 된 것은 유비,관우,장비가 나오는 삼국시대 뒤의 일이라고 하네요. ‘태사공’ 이란 태사령이었던 사마천의 벼슬이름으로 태사공서란 태사령 사마천의 저서라는 뜻인데요. 옛 제왕(帝王)들의 시대로부터 기원전2세기 즉 사마천의 당대에 이르기까지를 서술한 이 책은 중국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나라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거기에는 당시 우리나라에 대한 내용도 포함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 내용에 있어서는 정치, 천문, 지리, 음악. 역(易)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망라하여 다루고 있으니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군요.
세상을 공부하고 사람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면 사마천의 사기를 읽어보기를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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